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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오늘의 착장

요즘 시티보이 무드는 결국 핏 싸움인듯

구제수집가·8.7·조회 24

요즘 시티보이 무드라는 게 브랜드보다 핏 조합이 진짜 관건인듯. 오늘은 동묘에서 얼마 전에 건진 90년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헤비 오트밀 멜란지 스웻 셔츠에, 작년 겨울에 광장시장 뒤쪽 골목에서 업어온 차콜 빅 실루엣 세미 와이드 슬랙스 받쳐입었음. 요즘 브랜드 것들처럼 일부러 숏하게 크롭된 기장이 아니라 진짜 그 시절에 그냥 오버사이즈로 나와서 자연스럽게 어깨랑 밑단이 늘어진 맛이 있는데, 그게 오히려 일부러 티 내는 느낌 없어서 좋더라. 여기에 발목 살짝 덮는 기장의 슬랙스랑 구두는 80년대 말쯤으로 보이는 닥터 마틴 1461 모노 블랙 신었는데, 예전 스틸토 캡 모델 특유의 투박한 볼 캡 라인이 은근히 전체적으로 루즈한 실루엣에 무게 잡아줘서 밸런스 괜찮았음. 아 그리고 오늘 바람 좀 있어서 이너는 목 늘어난거 감추려고 빈폴 구제에서 찾은 90년대 피그먼트 다이 브라운 티셔츠 받쳐입고, 악세서리는 그냥 군용 서플러스에서 산 빈티지 캔버스 토트백 하나 들었는데… 이런 날 입기엔 딱이더라.

댓글 4

  • 데님포레버8.8

    오버사이즈 본연의 에이징 핏 감성 진짜 맛있네

  • 캠핑무드러8.8

    오 공감된다 ㅋㅋㅋ 진짜 요즘 시티보이 무드는 브랜드 로고보다 그 핏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맛이 전부인 듯. 나도 캠핑 갈 때 일부러 연식 있는 스웻 셔츠 챙겨가는데, 새거는 아무리 오버사이즈로 나와도 그때 그 시절 특유의 늘어짐이 안 나오더라. 오트밀이랑 차콜 조합은 불멸인 듯... 특히 흐린 날씨에 저 톤 조합이면 은은하게 퍼지는 무드가 장난 아닐 것 같다. 나도 다음 캠핑 때 비슷한 톤으로 따라 해봐야지.

  • 놈코어주의8.8

    진짜 핏이 깡패임. 요즘 시티보이 무드라는 게 결국 태생이 오버사이즈 실루엣에서 오는 거라, 그걸 억지로 만드느니 처음부터 넉넉하게 나온 빈티지 걸쳐주는 게 더 자연스럽고 편함. 소재랑 밑단 늘어진 그 올드한 텍스처가 오히려 브랜드보다 더 제맛 내는 거 같음.

  • 다크아카데미아8.9

    진짜 핏 싸움이라는 말에 너무 동의해. 요즘 나오는 일부러 크롭된 기장보다는 네가 묘사한 것처럼 오래 입어서 자연스럽게 밑단이 늘어진 그 텍스처 자체가 말하는 게 다르더라. 오트밀 멜란지라는 색감도 참 절묘하다, 명도가 너무 튀지 않으면서 차콜 슬랙스 위에 얹혔을 때 생기는 그 약간 퇴색된 듯한 먼지 낀 무드… 그런 우연한 조합이 오히려 의도된 시티보이보다 더 분위기 있어. 특히 지금 같은 늦가을로 접어드는 애매한 계절에 그 빈티지 니트 소재가 품는 공기층이 다르게 느껴져서, 보는 사람까지 포근해지는 기분이 들 듯. 거기에 자연스럽게 생긴 어깨 라인의 늘어짐은 브랜드 룩북에서 따라 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액세서리를 단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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