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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시

오늘의 착장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맨 날

빈티지록셔리·34분 전·조회 27

오늘은 네이비 블레이저에 옅은 블루 셔츠, 차콜 울 팬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봤습니다. 넥타이가 들어가면 아무래도 갖춰 입은 느낌이 강해질 것 같아 처음엔 조금 망설였는데, 매듭을 단정하게 조이지 않고 셔츠 단추도 한 칸 풀어 두니 생각보다 편안하더라고요.

넥타이는 짙은 버건디 바탕에 잔잔한 작은 무늬가 들어간 실크 소재입니다. 광택이 번쩍이는 것보다는 결이 은근히 보이는 쪽이 블레이저의 차분한 질감과 잘 맞았습니다. 오래된 넥타이라 폭이 요즘 것보다 살짝 넓은 편인데, 그 점도 오히려 재킷 라펠과 균형이 괜찮았고요. 넥타이는 폭이나 무늬가 조금만 달라도 인상이 달라져서, 가지고 있는 옷과 같이 놓고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셔츠는 옥스퍼드처럼 거친 느낌보다 촘촘한 면 원단으로 골랐고, 팬츠는 주름이 자연스럽게 잡히는 울 소재로 맞췄습니다. 소재가 전부 매끈하면 자칫 너무 새 옷처럼 보일 수 있어 블레이저는 오래 입어 어깨와 소매가 조금 부드러워진 것을 꺼냈어요. 이런 옷들은 작은 사용감이 오히려 편안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것 같네요.

  • 넥타이 끝은 벨트 버클에 딱 맞추기보다 조금 위에서 떨어지게 했습니다.
  • 매듭은 포인핸드로 가볍게 묶어 너무 정돈된 느낌을 덜었고요.
  • 구두는 짙은 브라운 페니 로퍼로 마무리했습니다. 검정보다 색이 조금 부드러워 버건디 넥타이와도 잘 이어졌습니다.

넥타이를 매는 날이라고 꼭 수트까지 갖춰 입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니트 안에 셔츠 깃과 넥타이를 살짝 보이게 해도 좋고, 재킷 대신 캐시미어 카디건과 입으면 훨씬 느긋한 인상이 됩니다. 다만 넥타이 무늬가 선명하면 다른 무늬는 최대한 덜어내는 편이 편하더라고요.

오랜만에 넥타이를 꺼내니 예전 옷장에 있던 물건을 다시 만난 기분도 들었습니다. 유행을 따라 새로 고르는 것과는 다른 재미가 있네요. 오늘은 이렇게 조금 느슨하게 매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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